독도와 함께 자고 거닐다
작가노트
독도는 저에게 단순한 섬이 아닙니다. 2011년 5월, 우연한 인연에 이끌려 처음 마주했던 그날의 독도를 기억합니다. 1박 2일의 짧은 일정을 계획하고 들어간 그곳에서 독도는 쉽게 길을 내어주지 않았습니다. 풍랑 속에 갇혀 등대 아래 텐트를 치고 보낸 4박 5일의 시간. 식량이 떨어져 등대지기분들의 도움을 받으면서도, 저는 언제 다시 올지 모를 이 땅의 모든 순간을 기록하기 위해 밤새 셔터를 눌렀습니다.
그때 깨달았습니다. 독도는 우리가 잠시 스쳐 지나가는 ‘관광지’가 아니라, 우리가 온몸으로 호흡하고 함께 살아가야 할 ‘우리의 땅’이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그 후 십여 년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마주하는 독도의 현실은 사뭇 다릅니다. 서울에서 왕복 20시간을 달려가도 허락된 시간은 단 25분. 우리 땅임에도 불구하고 정상에 오르지 못한 채 서둘러 배에 올라야 하는 현실이 못내 아쉽고 가슴 아픕니다. 25분이라는 짧은 찰나에 우리는 독도의 진정한 숨결을 얼마나 느낄 수 있을까요?
최근 들려오는 ‘독도 지우기’에 대한 우려 섞인 소식들은 제 마음을 더욱 무겁게 합니다. 지하철역에서, 기념관에서 독도의 모습이 사라진다 해도, 우리가 마음속에 품은 독도에 대한 사랑까지 지울 수는 없습니다. 이번 전시를 통해 저는 여러분께 제가 만났던 독도의 깊은 밤과 뜨거운 일출, 그리고 그 땅이 품은 강인한 생명력을 보여드리고자 합니다.
독도는 일본의 억지에 맞서 싸워야 할 영토이기 이전에, 우리 국민 모두가 따뜻하게 보살피고 아껴야 할 소중한 국토의 일부입니다. 독도가 단순히 ‘바다 위의 섬’으로 남지 않기를 바랍니다. 국민들이 독도의 땅을 밟고, 그 공기를 마시며, 우리 땅의 소중함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더 길어지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이 사진들이 독도를 향한 여러분의 마음속에 작은 등불이 되길 바랍니다. 독도는 지켜야 할 대상일 뿐만 아니라, 우리가 함께 품고 키워나가야 할 사랑입니다. 외로운 등대처럼 보이는 독도의 진정한 주인은 바로 이 사진 앞에 선 여러분의 마음입니다.